전기차가 아니라 ESS였다 — 에코프로의 수요처가 바뀌고 있다
에코프로가 1Q26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배 늘었다. 그런데 매출은 제자리다. 이익을 만든 건 리튬 판가(수산화리튬 kg당 10.3→18.5달러)이고, 매출에서 유일하게 축이 움직인 건 ESS(+140% YoY)였다. 두 힘을 분리해서 읽는 법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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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재주를 오래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장면이 있다. 실적이 좋아지면 “전기차 수요가 드디어 돌아왔다”는 해석이 먼저 붙는다. 시장이 3년째 기다린 문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코프로의 2026년 1분기 실적표를 열어보면, 회복을 만든 힘은 그 문장과 결이 다르다.
먼저 못 박아 둔다. 매출 규모로는 여전히 전기차가 3분의 2다. 이 글의 제목을 “에코프로의 주력이 ESS로 바뀌었다”로 읽으면 틀린다. 바뀐 것은 레벨이 아니라 **증분(增分)**이고, 그마저 이익을 만든 힘과는 또 다른 이야기다.
이 글은 종목을 찍지 않는다. “실적이 좋아졌다”를 원인별로 분해하는 눈을 넘기려 한다. 같은 영업이익 증가라도, 판가가 만든 것과 수요처가 만든 것은 지속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참고로 앞서 쓴 전고체배터리 편에서는 같은 회사를 ‘먼 미래 기술이 주가에 얼마나 선반영됐나’라는 렌즈로 봤다. 이번 글의 렌즈는 ‘지금 분기의 손익이 어디서 왔나’다. 렌즈가 다르면 결론도 다를 수 있다.
1. 숫자부터 — 이익은 튀었고, 매출은 제자리다
2026년 4월 29일 발표된 1분기 잠정 실적이다(모두 연결 기준).
| 회사 | 매출 | 영업이익 | 비고 |
|---|---|---|---|
| 에코프로(086520) | 8,220억원 (YoY +1.9%, 전년 8,068억원) | 602억원 (전년 14억원 → 42배) | 지주 |
| 에코프로비엠(247540) | 6,054억원 (YoY -3.9%, 전년 6,298억원) | 209억원 (YoY +822.6%) | 양극재 |
| 에코프로머티(450080) | 1,665억원 (YoY +22.4%) | 157억원 (전년 -148억원, 흑자전환) | 전구체 |
여기서 제일 먼저 눈에 걸려야 할 줄은 굵게 표시한 두 곳이다. 그룹 매출은 1.9% 늘었을 뿐이고, 양극재 본체인 에코프로비엠은 매출이 오히려 3.9% 줄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42배, 823%가 됐다.
매출이 안 늘었는데 이익이 수십 배가 됐다면, 그건 물량이 아니라 마진에서 나온 이익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전년 기준값(14억원, 23억원)이 거의 0에 가까웠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42배”는 기저가 만든 숫자이기도 하다.
참고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결이 또 다르다.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영업이익 209억원은 전분기 대비로는 50% 감소한 값이다. 같은 실적을 두고 “823% 급증”과 “50% 감소”가 동시에 성립한다. 어느 쪽 화살표를 보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구간이다.
2. 이익을 만든 첫 번째 힘 — 리튬 판가와 래깅
에코프로가 직접 밝힌 개선 요인의 중심에는 리튬이 있다. 수산화리튬 평균 시세가 2025년 4분기 kg당 10.3달러에서 2026년 1분기 18.5달러로 약 80% 올랐고, 이것이 제품 판가 개선으로 이어졌다.
양극재 회사의 손익은 여기에 구조적으로 묶여 있다. 양극재 판가는 리튬·니켈 등 원료 시세에 연동되는데, 원료를 사서 제품을 파는 사이에 시차가 있다. 그래서 원료값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싸게 산 재고를 비싸게 판 셈이 되어 마진이 부풀고, 내리는 국면에서는 반대로 손실이 난다. 이걸 래깅(lagging) 효과라고 부른다. 지난 2~3년 소재사들의 적자 상당 부분이 리튬 하락의 역래깅이었고, 지금은 그 부호가 뒤집힌 것이다.
여기에 더해진 것들도 성격이 비슷하다. 리튬 반등으로 이전에 쌓아둔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이 환입되고(KB증권 추정, 2025년 말 기준 누계 잔여 249억원), 감가상각 내용연수 연장과 환율까지 수익성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정리하면 1분기 이익 개선분의 상당 부분은 회계·판가 요인이다. 나쁜 이익이라는 뜻이 아니라, 되돌아갈 수 있는 이익이라는 뜻이다. 중국 탄산리튬 시세는 2025년 10월 톤당 7만 위안대 저점에서 2026년 상반기 중 19만 위안 근처까지 뛴 것으로 거론되는데, 이만큼 빠르게 오른 가격은 그만큼 빠르게 빠질 수도 있다.
3. 두 번째 힘 — 매출에서 유일하게 축이 움직인 자리
그럼 수요는 어땠나.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부문별 매출은 이렇게 갈렸다(전분기 대비).
| 부문 | 1Q26 매출 | QoQ | 비중 |
|---|---|---|---|
| xEV(전기차) | 3,815억원 | +23.5% | 63.0% |
| ESS | 979억원 | +3.5% | 16.2% |
| Non-IT(전동공구·전기자전거 등) | 1,260억원 | +34.6% | 20.8% |
합계 6,054억원. Non-IT 중 파워 애플리케이션이 1,143억원이다. 금액·증감률은 IBK투자증권(2026년 4월 30일) 기준이고, 비중은 부문 매출을 총매출로 나눈 필자 계산이다.
이 표를 보면 오히려 반대 결론이 나온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ESS가 세 부문 중 가장 정체했다(+3.5%). 전기차가 23.5%, Non-IT가 34.6% 늘 때 ESS만 제자리였다. 금액으로 따져도 전분기 대비 증분은 xEV가 700억원대인데 ESS는 30억원대다. 여기까지만 보면 “ESS가 이끌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축의 이동은 전년 동기 대비에서 드러난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ESS용 양극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했다. 여기서 역산하면 1Q25 ESS 매출은 약 408억원, 1Q26은 979억원이니 1년 사이 약 571억원 늘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은 244억원 줄었다. 산수로 답이 나온다. ESS를 뺀 나머지 부문 합계는 1년 사이 약 815억원 감소했다.
두 관찰을 합치면 이렇게 읽힌다. ESS의 레벨업은 이미 지난해에 일어났고, 올해 들어서는 그 높아진 레벨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반면 전기차는 작년 대비 빠진 자리를 이번 분기에 다시 채워 올라오는 국면이다. 그래서 레벨(수준)은 여전히 전기차가 쥐고 있지만, 1년 단위로 보면 판을 늘린 쪽은 ESS뿐이었다. 정체된 +3.5%가 나쁜 신호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미 두 배 이상 뛴 자리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유지가 다음 분기부터 다시 성장으로 바뀌는지는 아직 증거가 없다.
이 증분의 뿌리는 배터리가 아니라 전력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신재생 확대가 전력망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ESS 수요가 따라 붙었다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산업 전체로도 전기차가 1020%대 성장에 머무는 동안 ESS는 50100%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국내 대형 셀 업체 중에는 2026년 ESS용 배터리 매출이 전기차용을 처음으로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거론되는 곳도 있다.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반도체를 넘어 배터리 소재까지 내려왔다고 보는 편이 실상에 가깝다.
여기서 개인투자자가 놓치기 쉬운 함정을 하나 짚어야 한다. ESS 수요의 뿌리를 AI 데이터센터로 지목하는 순간, 반도체와 2차전지가 서로 다른 산업이 아니게 된다. 둘 다 ‘AI 캐펙스(설비투자)‘라는 하나의 동력에 연결된다는 뜻이다. 반도체주와 2차전지 소재주를 함께 담아 “섹터를 분산했다”고 생각한다면, 실은 같은 방향에 두 번 베팅한 것일 수 있다.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는 국면에서는 둘이 같이 빠진다. 진짜 분산이 필요하다면 무엇으로 분산하고 있는지부터 다시 세어봐야 한다.
4. 정면으로 다뤄야 할 모순 — ESS는 LFP인데, 에코프로는 하이니켈이다
여기서 이 글의 핵심 질문이 나온다. ESS 배터리의 주력은 값싸고 안전한 LFP(리튬인산철)다. 에코프로는 하이니켈 삼원계(NCA·NCM)의 대표주자다. 그런데 왜 ESS 매출이 늘고 있나.
답은 세 갈래인데, 각각 성격이 다르다.
첫째, 삼원계 ESS라는 자리가 아직 있다. 국내 고객사 중 삼성SDI는 NCA 계열을 써 왔고,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합작사(에코프로이엠)를 통해 NCA 양극재를 공급해 왔다. 데이터센터용처럼 공간당 에너지밀도가 중요한 현장에서는 삼원계가 여전히 쓰인다. 다만 정직하게 덧붙이면, 이 ‘삼원계가 남는 구간’이 전체 ESS 시장에서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 자료로 특정되지 않는다. 에코프로비엠의 ESS 매출 979억원이 그 구간의 크기를 가늠할 유일한 실측 앵커인데, 이건 시장 규모가 아니라 한 회사의 매출일 뿐이다. 구간의 크기를 모른 채 성장률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
둘째, 고전압 미드니켈이라는 절충안을 만들고 있다. 니켈 함량을 낮춰 원가를 내리되 전압을 올려 성능을 지키는 ESS 전용 제품이다. 회사는 고객 샘플 테스트 단계이며 연내 가시적인 수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직 매출이 아니라 파이프라인이다.
셋째, LFP는 오히려 뒤로 물렸다. 4월 29일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북미 ESS용 LFP 투자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했다. 이유로 OBBBA 등 정책 변수, 과열된 가격 경쟁, 최근 리튬 가격 급등을 들었다. 대신 6월 30일 1조 2,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그중 7,650억원을 인도네시아 BNSI 니켈 제련소 지분(39%) 확보에 쓰기로 했다. LFP로 옆으로 가는 대신 니켈 원료 쪽으로 위로 올라가겠다는 선택이다.
이 선택의 논리는 재활용이다. 삼원계는 니켈·코발트·망간을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반면 LFP는 재활용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국립환경과학원 분석에서 재활용 편익/비용이 LFP 0.44, NCM 1.06으로 거론된다). 물류비와 재활용 가치까지 넣으면 삼원계가 여전히 경제적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이건 논리이지 결과가 아니다. 같은 시기 삼성SDI는 LFP를 적용한 ESS 솔루션 SBB 2.0의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보도됐다(2026년 하반기 양산, 7월 생산 개시). 적어도 핵심 고객사 한 곳이 ESS에서 LFP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에코프로의 ESS 성장은 “ESS 시장 전체를 먹는 것”이 아니라 “ESS 안에서 삼원계가 남는 구간을 지키는 것”에 가깝다. 이 구분을 흐리면 140%라는 숫자를 잘못 읽게 된다.
5. 같은 뉴스, 다른 수혜 — 지주·양극재·전구체
‘에코프로’라는 이름 하나로 묶어서 사면 안 되는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세 상장사의 수혜 경로가 다르다.
| 종목 | 하는 일 | 이번 회복의 경로 | 성격 |
|---|---|---|---|
| 에코프로(086520) | 지주. 리튬(이노베이션)·니켈 제련 등 포함 | 자회사 실적 + 리튬·메탈 시세 직접 수혜 | 원료 가격 베타가 가장 큼 |
| 에코프로비엠(247540) | 양극재 | 판가 래깅 + ESS·유럽 EV 물량 | 수요처 변화가 가장 선명 |
| 에코프로머티(450080) | 전구체·니켈 제련 | 메탈 시세 + ESS향 전구체 | 원료 스프레드 민감 |
지주인 에코프로는 리튬 사업(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실적 편입 효과를 함께 받는다. 이번 분기 그룹 영업이익 602억원 중 상당 부분이 양극재 밖에서 왔다는 뜻이다. 반대로 ESS라는 테마를 정확히 보고 싶다면 봐야 할 건 비엠의 부문별 매출이다. 같은 그룹인데 “리튬 가격에 베팅하는 것”과 “ESS 수요에 베팅하는 것”이 다른 종목이다.
한 가지 더. 에코프로비엠이 제시한 2030년 목표 영업이익 1조 2,000억원 중 회사가 밝힌 주요 내역은 양극재 4,900억원, 니켈 5,400억원이다(둘의 합은 1조 300억원으로, 나머지는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목표 이익의 45%를 양극재가 아닌 원료 쪽에서 잡고 있는 셈이다. 이건 단순한 증설 계획이 아니라 밸류체인상 위치를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성공하면 원가 해자를 얻지만, 실패하면 소재사가 자원 가격 변동성을 통째로 떠안는 구조가 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 하나 — 이 목표 이익도 유상증자로 10.1% 늘어난 주식 수로 나눠야 하는 값이다. 회사의 이익 목표와 내 한 주의 몫은 다른 숫자다.
6. 가격 — 이익은 튀었는데 밸류는 어디에 있나
이익 회복과 주가는 다른 질문이다.
2023년 7월 에코프로(086520) 주가는 150만원대까지 올랐다. 2024년 4월 5대 1 액면분할을 감안하면 지금 기준으로 약 30만원에 해당하는 값이다. 그런데 2026년 7월 22일 종가는 77,100원이다. 고점의 4분의 1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다. 버블은 확실히 꺼졌다. 그런데도 밸류가 싸졌다는 뜻은 아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에 대해 거론되는 배수를 늘어놓으면 이렇다.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PER 368배, 2028년 예상 기준 57배(2026년 7월 1일 보도 기준), 그리고 후행 실적 기준 PER 1,271.88배·PBR 11.15배(2026년 6월 30일 종가 154,500원 기준). 7월 22일 종가 107,500원은 그 기준가보다 30% 낮다. 게다가 같은 후행 PER이 7월 22일 시세 기준으로는 약 178배로 집계된다(알파스퀘어). 기준가가 30% 낮아진 것만으로는 이 차이가 설명되지 않는다 — 가격 요인만 반영하면 900배 부근이어야 한다. 나머지는 어느 이익을 분모에 놓느냐(직전 연간 확정 실적이냐, 최근 4개 분기 합산이냐)의 차이다. 즉 같은 회사의 배수가 기준가·기준연도·이익 정의라는 세 축 위에서 제각각 계산되며 57배에서 1,272배까지 흩어진다.
배수가 이렇게 요동친다는 사실 자체가, 이 구간에서 PER이 쓸모없는 잣대라는 증거다. PER·PBR을 읽는 법에서 다뤘듯 이익이 바닥에서 튀어오르는 국면의 PER은 분모가 거의 0에 가까워 무한대로 발산한다. 이 구간에서 봐야 할 것은 배수가 아니라 이익의 지속성이다.
여기에 희석이 얹혔다. 6월 30일 결정된 1조 2,000억원 유상증자는 신주 990만주로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약 10.1%**다. 공시 직후 주가는 시간외에서 19% 급락했고, 7월 1일 종가 132,700원(-6.88%)을 거쳐 7월 22일 종가 107,500원까지 밀렸다. 52주 밴드(101,600~260,000원)의 하단 부근이다.
그리고 여기가 이 장에서 가장 중요한 한 줄이다. 유상증자 예정 발행가는 121,200원인데, 현재 주가가 이를 밑돈다. 예정 발행가는 10월 12일 확정되는데, 시장가가 발행가보다 낮으면 청약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진다. 발행가 재조정으로 조달액이 줄거나 희석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주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최종 조달 총액이 목표치를 밑돌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아시아투데이, 2026년 7월 9일). 참고로 예정 발행가 121,200원은 기준주가 대비 20% 할인된 값이고, 청약은 10월 15일·신주 상장은 11월 5일로 예정돼 있다. 희석 우려가 주가를 눌러 조달을 어렵게 하고, 그것이 다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구조다.
목표주가를 인용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에코프로비엠 기준으로 5월에 유안타 27만원·대신 24만원, 4월 말 IBK 22만원 등이 제시됐는데, 이 값들은 모두 6월 30일 증자 결정 이전에 나온 것으로 10.1% 희석을 반영하지 않았다. 증자 발표 직후 iM증권은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21만원으로 하향했다. 이미 조정이 시작된 값들이다.
무엇보다 이 문단의 구조 자체를 봐야 한다. 상방은 애널리스트 숫자로 명시돼 있고(현재가 대비 두 배 안팎), 하방은 아무도 숫자로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방의 논리는 분명하다 — 리튬이 되돌아가는 국면에서 PER 368배에는 가격을 받쳐줄 근거가 남지 않는다. 상방만 숫자로 존재하고 하방은 서술로만 존재한다는 것, 그 비대칭이 이 구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지점이다.
7. 반증 조건 — 이 판단이 틀렸다면 무엇으로 드러나나
이 글의 논지는 두 문장이다. 첫째, 1분기 이익 회복의 주된 힘은 리튬 판가이지 수요가 아니다. 둘째, 매출의 증분은 전기차가 아니라 ESS에서 나오고 있다. 둘 다 틀릴 수 있다. 무엇을 보면 알 수 있는지 미리 적어둔다.
- ESS 축 이동이 착시였다면 — ESS 부문 매출이 2분기와 3분기 두 분기 연속 1,000억원 안팎에서 정체한다. 1분기의 +3.5%(QoQ)가 이미 그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회사가 예고한 미드니켈 수주가 2026년 안에 숫자로 나오지 않으면, ESS 성장은 특정 고객의 일시적 물량이었다는 뜻이 된다.
- 이익이 순전히 래깅이었다면 — 수산화리튬이 kg당 15달러 아래로 되돌아온 분기에 영업이익률이 1Q26 수준(3.5%)의 절반 아래로 떨어지면, 판가가 만든 이익이 맞다. 이때 반드시 재고평가 충당금 환입을 뺀 영업이익을 따로 봐야 한다. 환입은 한 번 쓰면 사라지는 카드이고, 그걸 포함한 영업이익률은 실력을 과장한다.
- 전기차 회복이 진짜였다면(이 글이 과소평가한 경우) —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연 5.4만톤, 2025년 11월 완공)이 2분기 폭스바겐·3분기 현대차그룹향으로 순차 가동되며 xEV 매출이 ESS보다 빠르게 늘어난다. 그러면 축 이동이 아니라 양쪽 동반 회복이 맞는 해석이 된다. 회사가 제시한 헝가리 하반기 흑자 전환 달성 여부가 1차 확인점이다.
- 삼원계 고수가 오판이었다면 — 고객사의 ESS 라인이 LFP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삼원계 ESS 물량 자체가 축소된다. 삼성SDI의 LFP SBB 양산 진척과, 에코프로가 원점 재검토한 LFP 투자를 다시 꺼내드는지가 신호다.
에코프로의 2분기 실적은 이 글을 쓰는 7월 22일 기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1분기가 4월 29일 발표였으니 통상 7월 말 발표가 예상된다). 회사는 “2분기부터 상승한 리튬 시세가 본격 전이될 것”이라고 밝혔고, IBK투자증권은 출하량과 ASP가 각각 5%씩 올라 약 10% 성장을 예상했다.
곧 나올 2분기 숫자를 어떻게 열어볼지만 남긴다. 첫째, ESS 부문과 xEV 부문의 매출 증가율을 나란히 놓는다. 둘째, 더 중요한데 — 출하량과 ASP(평균판매단가)를 반드시 분리해서 본다. 1분기에도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9.7% 늘었고 ASP는 2.1% 올랐다고 별도로 공시됐다. 매출이 늘어도 출하량이 아니라 ASP가 만든 성장이면 그건 수요가 아니라 리튬 가격이다. 이 둘을 갈라 보지 않으면 다음 분기에도 같은 착각을 반복하게 된다.
배터리 소재는 전고체 같은 먼 미래 기술로 이야기되는 일이 많지만, 정작 손익을 흔드는 건 리튬 시세와 어느 고객이 무엇을 사가느냐 같은 당장의 변수다. “실적이 좋아졌다”는 헤드라인을 만나면, 그것이 판가인지 물량인지, 물량이라면 어느 수요처인지부터 갈라 보는 습관. 종목 이름보다 그게 오래 남는다.
본 글은 투자 참고용이며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언급된 기업은 산업 구조와 판별 기준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이며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닙니다. 본문의 실적은 2026년 1분기 잠정치(2026년 4월 29일 발표)이며, 부문별 매출·증감률은 증권사 리포트(IBK투자증권, 2026년 4월 30일)를 인용한 것으로 집계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부문 비중과 전년 대비 증분 금액은 필자가 공개 수치로 역산한 값입니다. 주가는 2026년 7월 22일 종가이며, PER·PBR은 각기 다른 기준일·기준가 위에서 계산된 스냅샷이므로 정밀 비교에 쓰지 마십시오. 목표주가는 2026년 6월 30일 유상증자 결정 이전인 4~5월에 제시된 값이 포함되어 있어 10.1% 희석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2030년 실적 목표·헝가리 공장 하반기 흑자 전환·연내 미드니켈 수주는 모두 회사가 제시한 목표이며 달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리튬 등 원자재 가격 전망, ESS 수요 성장률, 미드니켈·LFP 채택 전망은 불확실성이 크고 수시로 변합니다.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진행 중이며(발행가는 2026년 10월 12일 확정), 2분기 실적은 본문 작성 시점(2026년 7월 22일)에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2차전지 소재 업종은 과거 단기간에 주가가 수 배 오르고 다시 수분의 1로 되돌아온 국면을 반복해 온, 변동성이 매우 큰 섹터입니다.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모든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 출처
- 1Q26 실적: 디일렉 — 에코프로 2026년 1분기 컨퍼런스콜 전문 · 다음/전자신문 — 에코프로 1분기 영업익 602억원, 42배 · 녹색경제신문 — 에코프로비엠 1Q 영업익 209억, ESS 양극재 140% 급증 · 데이터투자 — 에코프로머티 1Q 영업이익 156억 흑자전환
- 부문별 매출·2분기 전망: 이투데이 — IBK투자증권 “에코프로비엠 2분기 매출 성장, 목표가 22만원” · KB증권 리포트 요약 — 재고평가충당금 잔여 249억원
- 주가·유상증자 발행가: 아시아투데이 — 1.2조 유증 앞두고 주가 하락, 예정 발행가 12만1200원 하회 · 알파스퀘어 — 에코프로(086520) 시세 · 알파스퀘어 — 에코프로비엠(247540) 시세
- 리튬 가격: 이투데이 — 에코프로 1분기 영업이익 42배, 수산화리튬 10.3→18.5달러 · CNews — 리튬 시장 2026년 공급 부족 국면
- LFP 재검토·미드니켈: ZDNet Korea — 유럽은 증설, 북미 LFP는 재검토 · ZDNet Korea — 니켈 2.3조 베팅, LFP 대세에도 삼원계 택한 이유
- 유상증자·목표주가 하향·2030 목표: 인베스트조선 — 에코프로비엠 1.2조 증자 · 서울경제 — 1.2조 유상증자에 장중 9% 급락, 목표주가도 하향(iM증권 26만→21만원) · 머니투데이 — 유상증자로 니켈 투자, 2030년 영업익 1조 · 한국금융신문 — 에코프로비엠 ‘두려운’ 시나리오
- ESS 산업·경쟁: 딜사이트 — 배터리 3사 ESS 전환 · 중소기업신문 — 삼성SDI 하반기 LFP 솔루션 SBB 2.0 · 네이트/ED —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 NCM서 LFP 전환
- 액면분할: 한국경제 — 에코프로 5대1 액면분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