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의 반등, 바닥일까 — 베어마켓 랠리 16번, 전부 실패했다
코스피 +0.73% 반등. 그러나 코스닥은 -1.92% 하락 마감에 매도 사이드카까지 걸렸다. 어제 3.88조를 받은 개인이 오늘 4.14조를 던졌다. 그리고 어제 우리가 1순위로 내세운 지표가 틀렸다 — 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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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코스피는 **6,856.83(+0.73%)**에 마감했다. 어제 검은 월요일의 -8.95% 다음날, 지수는 올랐다.
포털 댓글창의 공기는 하루 만에 뒤집혔다. “역시 받았어야 했다.”
그런데 정직해야 한다. 우리는 어제 두 가지를 틀렸다. 그 얘기부터 하고 시작하겠다. 그리고 오늘 시장에 대해 정직하게 할 수 있는 말은 딱 한 줄이다 — 오른 건 시장이 아니라 두 종목이다.
(※ 오늘 지수·수급 수치는 전부 잠정치다. 투자자별 수급은 매체 간 최대 3,000억 편차가 있다.)
1. 오늘 반등은 어제의 정확한 거울상이다 — 폭(breadth)이 없다
| 항목 | 7/13 | 7/14 (잠정) |
|---|---|---|
| 코스피 | -8.95% (6,806.93) | +0.73% (6,856.83) |
| 코스닥 | -4.55% | -1.92% — 하락 마감 |
| 삼성전자 | -10.70% | +3.34% |
| SK하이닉스 | -15.37% | +3.69% |
| 현대차 | — | -4.39% |
| KB금융 | +0.98% | -3.33% |
| 변동성 장치 | 서킷브레이커(13:28) |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12:06) |
코스피가 오른 날, 코스닥은 -1.92%로 빠졌고 매도 사이드카가 또 걸렸다. 올해 코스닥 사이드카 20번째다. 코스피 안에서도 현대차 -4.39%, KB금융 -3.33%가 하락 마감했다.
지수를 들어올린 건 오직 삼성전자(+3.34%)와 SK하이닉스(+3.69%)다. 시총 55%짜리 두 종목이다.
어제 지수를 끌어내린 기계가, 오늘 지수를 끌어올렸다. 같은 기계가 방향만 바꿨을 뿐이다.
그리고 여기서 어제 우리 글의 논거 하나가 죽는다. 어제 우리는 *“KB금융이 올랐으니 전면 리스크오프가 아니다”*라고 썼다. 오늘 그 KB금융이 -3.33%다. 그 논거는 하루짜리였다. 은행주가 올랐다는 사실은 리스크오프의 부재를 증명한 게 아니라, 하루의 순환매를 보여줬을 뿐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V자 회복’이 아니었다 — 롤러코스터였다
“급락했다가 반등했다”는 요약은 오늘 벌어진 일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시간 순서를 보라.
| 시각 | 코스피 | |
|---|---|---|
| 개장 | 하락 출발 | |
| 오전 10:05 | 6,979.92 (+2.54%) | 장중 고점 — 이미 반등해 있었다 |
| 오후 12:22 | 6,448.86 (-5.26%) | 장중 저점 — 두 시간 만에 531p 붕괴 |
| 마감 | 6,856.83 (+0.73%) | 오후 저가매수로 기어올라옴 |
저점을 찍고 회복한 게 아니다. 올랐다가 무너지고 다시 기어올라왔다. 하루에 531포인트, 7.8%를 왕복했고, 7,000선은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거래대금은 45.88조로 직전 주 일평균(37.3조)보다 23% 많았다.
그리고 지수를 만든 두 종목은 더 심했다.
- SK하이닉스: 장중 한때 8%대 급락하며 170만원선이 무너졌다. 그리고 +3.69%로 마감했다. 저점에서 종가까지 12%포인트 넘게 되돌렸다.
- 삼성전자: 장 초반 2% 넘게 밀렸다가 +3.34%로 마감했다.
하루에 12%포인트를 왕복하는 종목은 “반등”한 게 아니다. 통제 불능 상태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 어제 우리 글의 경고가 실증됐다. 검은 월요일 편에서 우리는 *“방패는 손절이 아니라 처음부터 작았던 비중”*이라고 썼다. 오늘이 그 증명이다.
SK하이닉스에 -5% 손절을 걸어둔 사람을 생각해 보라. 그는 오후 12시 22분 언저리, 장중 8% 급락 구간에서 기계적으로 털렸다. 그리고 그날 종가는 +3.69%였다. 방향을 맞혔는데도, 변동성이 그를 먼저 죽였다. 손절은 하락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했고, 반등으로부터도 지켜주지 못했다. 이 레짐에서 손절은 보험이 아니라 최악의 가격에 강제 매도당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급락일과 급반등일이 붙어 나오는 것은 바닥의 신호가 아니다. 고변동 레짐의 정의 그 자체다. 그리고 오늘은 그 두 개가 하루 안에 붙어 나왔다.
2. 수급의 잔인한 아이러니 — 개인이 하루 만에 던졌다
| 주체 | 7/13 | 7/14 (잠정) |
|---|---|---|
| 개인 | +3조 8,810억 | -4조 1,424억 |
| 기관 | -2조 1,965억 | +3조 2,159억 |
| 외국인 | -1조 7,064억 | +9,528억 |
어제 3.88조를 받은 개인이, 오늘 4.14조를 던졌다. 규모가 거의 같다. 하루 만에 되돌린 것이다.
오늘 반등을 가져간 건 **어제 팔고 오늘 되산 외국인·기관(합계 약 4조 순매수)**이다. 어제 받고 오늘 던진 쪽이 왕복 비용을 냈다. 이건 해석이 아니라 오늘 공표된 수급의 산술이다.
어제 우리는 **“지금 경계할 편향은 파는 쪽이 아니라 받는 쪽”**이라고 썼다. 패닉바잉 다음에 패닉셀이 왔다. 그 경고를 취소할 이유가 없다.
다만 여기서 세 가지는 단정하지 않는다.
- 개인 순매도에 반대매매(강제청산)가 얼마나 섞였는지는 확인 불가다. “개미가 항복했다”고 쓸 수 없다. 그리고 7/13 폭락의 담보부족분은 통보 후 익영업일에 나온다 — 진짜 반대매매는 7/15~16이다. 아직 오지 않았다. (신용융자 잔고 36.6조)
- “기관이 저가매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오늘 프로그램 매매가 +1조 700억 잡혔는데, 차익/비차익 분해가 없다. “재량적 저가매수”와 “기계의 되받기”를 우리는 구분할 수 없다. 이 분해는 우리에게 없다.
- “외국인이 사자로 전환”은 과장이다. +0.95조는 어제 던진 1.71조의 56%만 되산 것이고, 이틀 누적으로 외국인은 여전히 순매도다. 코스닥에서는 오늘도 팔았다.
3. 자기 정정 — 어제 우리가 준 1순위 지표가 틀렸다
이 글의 심장이다.
어제 검은 월요일 글 8장에서 우리는 이렇게 썼다.
“조기경보를 준 것은 주가가 아니라 D램 가격표였다. 가격표가 실적 붕괴를 1년 이상 앞서 경고했다. 1순위는 D램 고정거래가다.”
절반만 맞았다. 그리고 실전에서는 위험한 절반이었다.
| 2018 사이클 | 시점 |
|---|---|
| SK하이닉스 주가 고점 | 2018-05-23 · 95,300원 |
| D램 고정거래가(DDR4 8Gb) 정점 | 2018년 4월 $8.19 → 5개월간 그 가격 유지 |
| D램 가격 붕괴 시작 | 2018년 10월 · $7.31 |
| SK하이닉스 저점 | 2019-01-03 · 57,700원 (-40%, 7개월) |
| D램 가격 바닥 | 2019년 4월 $4.00 (주가 바닥보다 3개월 늦게) |
가격표는 ‘실적’보다는 앞섰다. 그러나 ‘주가’보다는 다섯 달 늦었다.
주가가 고점에서 흘러내리던 2018년 6~9월, D램 고정거래가는 여전히 사상 최고가 근처에서 멀쩡했다. 그리고 그때 매 반등마다 나온 논리가 이것이었다 — “가격은 안 빠졌는데 주가만 빠졌다. 과매도다.”
D램 가격표를 기다렸다가 팔면 늦는다. 사는 신호로는 더더욱 못 쓴다. 이 지표는 ‘진입 신호’가 아니라 ‘가설 무효화 트리거’다. 어제 우리 글의 뉘앙스가 전자였다면, 오늘 정정한다.
이 정정이 왜 중요한가. “가격표가 아직 멀쩡하니 안심”이라는 독법이 정확히 2018년에 사람들을 잡았기 때문이다. 어제 우리 표에서 여섯 개가 멀쩡했다는 사실은, 안심의 근거가 아니라 아직 확인 지표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뜻일 뿐이다.
이미 산 사람에게 이 지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내가 틀렸음을 알려주는 지표”로 쓰면 된다. “언제 사면 되는지 알려주는 지표”로 쓰면 안 된다.
4. 첫 반등은 무엇을 증명하는가 —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다
S&P500 역대 일간 상승률 톱10 중 5개가 1929~33년, 2개가 2008년에 나왔다. 가장 큰 하루 상승은 하락장 한복판에서 나온다.
| 날짜 | 상승률 | 그 다음 |
|---|---|---|
| 1929-10-30 | +12.53% | 검은 화요일 바로 다음날. 이후 다우 -89% |
| 2008-10-13 | +11.58% | 당시 사상 최대 상승일. 유럽 은행 보증 정책 발표에 반응. S&P는 5개월 뒤 676.53 |
| 2020-03-13 | +9.3% | 7거래일 뒤 신저가(2,237.40) |
| 2020-03-24 | +9.38% | 진짜 바닥이었다 |
2008년 10월 13일을 보라. 정책 발표일이었고, 사상 최대 상승일이었고, 그리고 실패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놨으니 바닥”이라는 논리의 최강 반례다.
포브스 집계 — 1970년 이후 하락장에서 발생한 베어마켓 랠리는 16번. 평균 40일 지속. 전부 +10% 이상 올랐고, 그중 5번은 +20% 이상 올랐다. 그리고 전부 실패했다.
오늘 코스피는 +0.73% 올랐다. 베어마켓 랠리의 문턱에도 오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면 이 글은 공포 조장이다. 톱10에는 2020-03-24도 들어 있다. 그날이 진짜 바닥이었다. 한국도 2020년 3월 19일 코스피 장중 1,439.43이 그해 대폭락의 최저점이었다. 급락 직후의 첫 반등이 진짜 바닥인 경우는 실재한다.
결론: 2020년 3월 13일(+9.3%, 실패)과 3월 24일(+9.4%, 성공)은 모양·크기·거래량 어느 것으로도 그 시점에 구분되지 않았다. 하루로는 구분되지 않는다. 이건 우리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정의상의 한계다.
참고로, 통상적인 데드캣 판별법 하나를 우리는 오늘 쓸 수 없다. “급락일 대비 반등일 거래량이 늘었는가”가 그 방법인데, 7/13 당일 거래대금 절대치를 우리는 확보하지 못했다. 그리고 애초에 이 시장은 코스피 거래대금의 44%가 삼전·하닉이고 회전의 상당 부분이 기계다 — “거래가 터지면 바닥”이라는 고전 규칙이 다른 뜻을 갖는 시장이다.
5. 사후적으로 둘을 가른 유일한 변수
역사에서 추출되는 공통분모는 하나다.
“급락을 만든 원인이 작동을 멈췄는가.”
반등의 폭도, 거래량도, 지속일수도 아니었다.
| 사례 | 급락의 원인 | 원인이 멈췄나 | 결과 |
|---|---|---|---|
| 2020-03-13 | 달러 유동성 경색 | ✗ | 7거래일 뒤 신저가 |
| 2020-03-24 | 동일 | ✓ 연준 무제한 QE(3/23) | 진짜 바닥 |
| 2024-08-06 | BOJ 긴축 → 엔캐리 청산 | ✓ BOJ가 48시간 내 철회 | 지수 진정 |
| 2008-10-13 | 신용경색·이익 붕괴 | ✗ (정책은 나왔으나 원인은 지속) | 5개월 뒤 -30%대 추가 |
| 2018~19 반도체 | D램 공급과잉 | ✗ | 7개월 -40% |
여기서 두 개의 따름정리가 나온다.
- “정책이 나왔다”만으로는 부족하다. 2008년 10월 13일이 그 증거다. 정책이 원인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
- 원인이 수급·심리·레버리지면 며칠 만에 끝난다. 원인이 실적·업황이면 분기 단위로 간다.
그래서 오늘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다 — 이익추정 하향이 멈췄는가.
오늘 그 증거는 없다. 반등은 원인을 건드리지 않았다.
6. 2024년 8월의 교훈 — 지수는 회복해도 종목은 회복하지 않는다
2024년 8월 5일, 코스피는 -8.77% 급락했다.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당시 종가 기준 역대 최대 낙폭이었다 — 그리고 그 기록을 이번 7월 13일(-8.95%)이 깼다. 어쨌든 그때도 다음 날 반등했다. 그리고 BOJ가 48시간 만에 긴축 신호를 철회하면서 지수는 진정됐다. 여기까지가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그 뒤로도 계속 빠졌다. 7월 11일 88,800원이던 주가는 10월 7일 장중 59,500원(52주 신저가)까지 갔다.
2024년 8월의 교훈은 “급락 다음날 반등하면 회복된다”가 아니다. “지수는 회복해도, 급락의 진짜 원인이 실적에 있는 종목은 회복하지 않는다”이다.
오늘 지수가 반등했다고 반도체가 회복된 게 아니다. 그 반등을 “바닥”으로 읽고 삼성전자를 산 사람은, 그 뒤 두 달간 -20%대를 더 맞았다.
7. 아직 오지 않은 것들 — 그리고 같은 기계
오늘의 반등은 대기 중인 매물들이 나오기 전에 일어났다.
| 시점 | 이벤트 |
|---|---|
| 7/15~16 | 반대매매(강제청산) 출회 구간. 신용잔고 36.6조. 미수 대비 반대매매 비중 이미 10.2%(7/9) |
| 7/16 (모레) | 한국은행 금통위 — 인상 확실시 |
| 7/16 | TSMC 실적·capex 가이던스 |
| 7월 말 |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
| 매일 장 마감 직전 |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 |
마지막 줄이 이번 국면의 지문이다. 5월 말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16종, 개인 순매수 누적 13.8조)는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구조다. 이 리밸런싱은 장 마감 직전에 집중된다. 삼전+하닉이 코스피 거래대금의 44%인 시장에서, 이 두 종목의 증폭기는 곧 지수의 증폭기다.
하방 증폭기와 상방 증폭기는 같은 기계다. 오늘 반등은 그 기계가 위로 돈 것일 수 있다. 그리고 내일 다시 아래로 돌 수 있다.
그리고 오늘, 그 기계가 실제로 지목됐다. 오후 12시 22분 코스피가 6,448까지 무너진 그 급락에 대해, 언론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를 중동 리스크와 함께 원인으로 짚었다. 우리가 “구조는 확실하나 기여도는 확인 불가”라고 유보했던 그 기계다.
주목할 것은 방향이 아니라 성질이다. 이 매도는 누가 반도체의 미래를 비관해서 나온 게 아니다. 지수가 빠졌기 때문에 규칙에 따라 나온 것이다. 그리고 지수가 오르면 같은 규칙이 같은 크기로 사들인다. 정보가 아니라 반사다. 오늘 오후의 급락도, 그 뒤의 반등도 상당 부분 이 반사의 산물일 수 있다.
(다만 오늘 이 기계의 실제 리밸런싱 방향·규모는 공시되지 않는다. 언론의 지목은 정황이고, 정량 기여도는 여전히 확인 불가다.)
레버리지 ETF의 함정 편에서 다룬 음의 복리가 정확히 이 레짐에서 치명적이다. 하루 7.8%를 왕복하는 시장에서 2배 ETF는 방향이 맞아도 녹는다. 그리고 호가창 기초 편에서 봤듯,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걸린 장에서는 손절 주문이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지 않는다.
서킷브레이커 다음날 통계를 인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대 12차례 중 다음 거래일에 오른 경우가 9번이다. 그러나 표본이 12개고, 그중 7개가 최근 7개월에 몰려 있다. 게다가 직전 사례인 7월 7일(-4.9%)의 다음날은 -5.4% 추가 하락이었다. 이건 통계가 아니라 일화다. 신호로 쓰지 마라.
8. 그래서 어제 결론은 바뀌는가 — 바뀌지 않는다
어제 결론은 이것이었다. “판정 불가 구간. 작게, 나눠서, 미리 적어둔 규칙대로.”
오늘 반등은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D램 고정거래가도, 빅테크 capex도, 이익추정 리비전도 하루 시세로 갱신되는 데이터가 아니다. “판정 불가”는 예측이 아니라 상태 서술이고, 상태를 바꾸려면 정보가 와야 한다. 정보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진짜 시험대는 모레다.
그리고 오늘 조용히 벌어지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어제 받은 사람은 오늘 “내가 옳았다”고 확신한다. 이걸 자기귀인 편향이라 부른다(Gervais & Odean, 2001). 핵심 발견은 잔인하다 — 과신이 사람을 부유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성공 경험이 사람을 과신하게 만든다. 그리고 과신한 트레이더는 더 크게 베팅한다.
한국에는 이미 실증이 있다. 개인은 2020년 폭락에서 사서 이겼다. 그 성공 경험으로 2021년에 훨씬 크게 샀다(개인 순매수 2020년 9.6조 → 2021년 31.2조). 그리고 삼성전자는 2022년 4월부터 1년간 5만~6만원대에 갇혔다. 2020년에 옳았던 행동을 2021년에 더 크게 반복한 것이 손실의 원인이었다.
하루의 성공은 전략의 검증이 아니다. 표본 1개다.
못 산 사람에게는 FOMO가 온다. 어제 안 산 이유가 “무서워서”였다면, 오늘 사는 이유도 “무서워서”다(놓칠까 봐). 둘 다 감정이고, 판단 근거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가장 조용한 위험은 안도다. 반등은 손실의 크기를 줄여주지 않는다. 그런데 심리적으로는 “위기가 지나갔다”로 정산되고, 어제 세운 손절선이 오늘 지워진다. 하락장에서 계좌를 죽이는 건 첫 번째 급락이 아니라, 첫 반등에 안심하고 규칙을 해제한 뒤 맞는 두 번째 급락이다. 2008년의 5개월, 2018년의 7개월이 정확히 그랬다.
그리고 ETF와 개별주 편의 쏠림 경고를 다시 꺼낸다.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소부장 + 코스피200 ETF + 반도체 레버리지 ETF는 이름만 다른 하나의 베팅이다. 어제가 그걸 증명했고, 오늘이 다시 증명했다 — 같은 날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현대차 편에서 새긴 시클리컬 원칙도 그대로다. 분모가 정점이면 싼 배수는 방패가 아니다. (오늘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5.8배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집계가 나왔다. 잠정치이고, 그리고 그 자체가 안전의 근거가 아니다.)
맺음
오늘 정직하게 할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다.
코스피는 +0.73% 올랐다. 코스닥은 -1.92% 빠졌고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다. 어제 오른 은행이 오늘 빠졌다. 지수를 올린 건 시총 55%짜리 두 종목이다. 그 두 종목은 하루 안에 급락과 급등을 모두 겪었다 — SK하이닉스는 장중 8%대 급락으로 170만원선이 무너졌다가 +3.69%로 끝났다.
이건 안정을 되찾은 시장의 모습이 아니다. 하루 안에 방향을 두 번 바꾸는 시장의 모습이다.
“반등했다”가 사실의 끝이다. “반등했으므로 ~다”는 전부 추측이다.
그리고 우리 글에도 정정할 게 있었다. D램 가격표는 실적보다는 앞섰지만 주가보다는 다섯 달 늦었다. 어제 그걸 1순위 진입 지표처럼 쓴 건 우리 잘못이다. 그건 진입 신호가 아니라 무효화 트리거다.
오늘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은 하나뿐이다.
어제 내 매수는 계획된 것이었나, 아니면 빠지니까 산 것이었나.
답이 후자라면, 오늘의 상승은 당신의 판단이 아니라 당신의 운을 증명했을 뿐이다.
FAQ
Q. 코스피가 올랐는데 왜 “시장이 반등한 게 아니다”라고 하나. 코스피는 +0.73%지만 코스닥은 -1.92%로 하락 마감했고 12시 6분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올해 코스닥 20번째). 코스피 안에서도 현대차 -4.39%, KB금융 -3.33%가 빠졌다. 지수를 올린 건 삼성전자(+3.34%)와 SK하이닉스(+3.69%), 시총 55%를 차지하는 두 종목이다. 오늘 “코스피가 반등했다”는 말과 “시장이 반등했다”는 말은 같은 말이 아니다. 참고로 7,000선은 회복하지 못했다(장중 고점 6,979.92, 마감 6,856.83).
Q. 장중에 크게 빠졌다가 반등했다는데, 그건 바닥의 신호 아닌가. 그렇게 읽기 어렵다. 오늘의 시간 순서는 저점 → 회복이 아니라 **고점(10:05, +2.54%) → 저점(12:22, -5.26%) → 마감(+0.73%)**이었다. 올랐다가 무너지고 다시 기어올라온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장중 8%대 급락으로 170만원선이 무너졌다가 +3.69%로 마감했다 — 하루에 12%포인트 넘게 왕복했다. 하루 안에 방향을 두 번 바꾸는 것은 안정의 신호가 아니라 고변동 레짐의 정의다. 게다가 오후 급락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가 원인으로 거론됐다. 정보가 아니라 반사다.
Q. 개인이 어제 3.88조를 받아서 이긴 것 아닌가. 오늘 개인은 4조 1,424억원을 순매도했다(잠정). 반등을 가져간 건 어제 팔고 오늘 되산 외국인·기관(합계 약 4조 순매수)이다. 어제 받고 오늘 던진 쪽이 왕복 비용을 냈다. 다만 개인 순매도에 반대매매(강제청산)가 얼마나 섞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7월 13일 폭락으로 발생한 담보부족분의 반대매매는 7월 15~16일에 출회된다. 아직 오지 않았다.
Q. 기관이 저가매수에 들어온 것인가. 단정할 수 없다. 오늘 프로그램 매매가 +1조 700억원 순매수로 잡혔는데, 차익/비차익 분해가 없다. 기관 순매수 3.22조 중 얼마가 사람의 판단이고 얼마가 ETF·선물 헤지에 딸린 기계적 대응인지 우리는 구분할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 정직하게 그렇게 쓴다. 외국인 +9,528억도 “사자 전환”이 아니라 어제 던진 1.71조의 56%를 되산 것이며, 이틀 누적으로는 여전히 순매도다.
Q. 그럼 어제 결론이 바뀌었나. 바뀌지 않았다. 판정 불가 구간이고, 작게·나눠서·미리 적어둔 규칙대로다. 다만 어제 1순위로 제시한 D램 고정거래가에 대해서는 정정한다. 2018년에 이 지표는 실적보다는 앞섰지만 주가보다 5개월 늦게 움직였다. 진입 신호로 쓸 수 없고, 이미 세운 가설의 무효화 트리거로만 유효하다. 그리고 진짜 시험대는 7월 16일 한국은행 금통위와 TSMC의 capex 가이던스다.
면책 및 한계 본 글은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오늘(7/14) 지수·수급·등락률은 전부 잠정치다. 투자자별 순매수는 매체 간 최대 3,000억원의 편차가 있어 본문에서는 반올림·잠정 표기했다. 이 글은 어제 검은 월요일 글의 자기 정정을 포함한다. ① “D램 고정거래가가 1순위 지표”라는 서술은 진입 신호로서는 틀렸다(2018년에 주가보다 5개월 늦었다). ② “은행이 올랐으니 전면 리스크오프가 아니다”라는 논거는 하루 만에 무효화됐다(KB금융 오늘 -3.33%). 프로그램 매매의 차익/비차익 분해, 공매도·대차잔고 증감, 오늘의 반대매매 금액은 현재 확인 불가이며, 본문은 이를 근거로 한 어떤 단정도 하지 않았다. 과거 사례는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2020년 3월처럼 첫 반등이 진짜 바닥인 경우도 실재한다. 본문의 비중·손절 관련 서술은 산식과 판단의 틀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행동을 권고하지 않는다. 최종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참고 출처
- 코스피 반등·투자자별 수급·코스닥 매도 사이드카 (뉴스토마토, 7/14)
- SK하이닉스 장중 8%대 급락·170만원선 붕괴 (파이낸셜뉴스, 7/14)
- “레버리지 후폭풍에 중동 리스크까지”…코스피 장중 6440선 밀렸다 반등 (디지털데일리, 7/14)
- 코스피 장중 고점 6,979.92(10:05) → 저점 6,448.86(12:22) → 마감 6,856.83 (머니투데이·헤럴드경제, 7/14)
- 코스피 마감·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락 (뉴스핌, 7/14)
- 거래대금 45.88조·프로그램 순매수 1조700억·현대차·KB금융 (이데일리, 7/14)
-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 5.8배 (파이낸셜뉴스, 7/14)
- 서킷브레이커 역대 13차례·직전 12번 중 9번 다음날 상승·7/7 사례 (파이낸셜뉴스, 7/14)
- 7/13 코스피 -8.95%·서킷브레이커·투자자별 수급 (이투데이, 7/13)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 개인 순매수 13.8조·시총 비중 55.17% (헤럴드경제)
-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 메커니즘·SK하이닉스 변동성 110% (서울경제)
- 신용융자 36.6조·반대매매 급증·미수 대비 비중 10.2% (이투데이)
- S&P500 역대 일간 상승률 톱10 (Wikipedia)
- 베어마켓 랠리 16번·평균 40일·전부 실패 (Forbes, 2022)
- 2020년 3월 23일 바닥·연준 무제한 QE (Marquette Associates)
- 2018년 SK하이닉스 주가·D램 고정거래가 시차 (다음뉴스 아카이브)
- 2024-08-05 코스피 -8.77%·서킷브레이커 (MBC뉴스)
- 삼성전자 2024-10-07 장중 59,500원 52주 신저가 (헤럴드경제)
- Gervais & Odean (2001), Learning to Be Overconfident
- 개인 순매수 2020년 9.6조 → 2021년 31.2조 (머니투데이)